가벼운 만남이었다.
함께 술 한잔하며 대화 정도 할 수 있는 가벼운 만남.
그 만남에 나는 설레었고, 그녀 역시 그 가벼운 만남에 설레었다.
분명 우린 서로에게 설레었다.
가벼웠다기에 나는 너무 깊게 사랑했고, 가벼웠기에 오히려 그녀는 짧은 시간 나를 뜨겁게 사랑해주었다.
가벼웠기에 그녀는 가볍게 이별하였고, 너무 깊게 사랑했기에 나는 어렵게 이별하였다.
하루에 그녀 생각을 하지 않고 내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했다. 두 달 남짓 짧은 만남이었지만 만났던 시간보다 더 긴 시간 나는 힘들었다.
바쁘지 않은 하루에도 그녀 생각이 나지 않았을 때,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머무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스쳤을 뿐이고, 스친 그녀에게 나는 넘어졌을 뿐이다.
내 어깨가 넓어 스친 것을 그녀 탓을 할 수는 없지.
